본문 바로가기

발암주의보

입양사실을 밝힌 후 남편이 변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결국 글을 씁니다.
저는 네이트판에 거의 매일 들어와보는 사람인데
진짜 제가 글을 쓰는 날이 오네요.


저는 서른여섯이고 결혼3년차, 아이는 없습니다.
다섯살때 친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외동딸인 저를 혼자 키우시느라 고생많이 하셨어요. 평범한 회사원이셨고, 매일 저를 유치원, 학교로 데려다주시고 급하게 출근하셨습니다.
금지옥엽 키우셨는데,제가 초등학교4학년때
자살하셨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으나,
너무 어렸던 저는 잘 몰랐습니다.

아버지가 집에서 목을 메셨고, 
방과후에 제가 발견했습니다.
꾸준히 치료를 받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생생합니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외가쪽과는 모든 연락 및 관계가 끝났었고, 친가쪽에서도 저를 맡아 줄 사람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던것 같아요.

보육원에 1년정도 있다가,
매주말 봉사오시던 지금의 부모님께 어렵게 입양되었습니다. 

그때가 중학교 들어가기 직전이었어요.
불임부부이신 부모님께서 저를 너무나 보듬어주시고,
아껴주셨고, 부모님따라 종교가 생기면서
어렵지않은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보편적 입양가족에 비해,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 입양된 케이스이기때문에
서로 조심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진짜 가족입니다.
못된짓을 할때는 크게 혼났고,
사랑 많이 받으며 자랐습니다.


세탁소를 함께 운영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세탁물배달이나 간단한 다림질은 중3때부터 했던것 같아요.

세탁소에 자주 오던 손님인, 초등학교 교사남편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저는 음대졸업후, 세탁소2층에서 피아노교습소를 운영중입니다.

부모님께서 결혼 반대를 엄청하셨습니다.
남편이 직업은 좋으나, 인상이 안 좋고,
담배,술을 많이 하는것을 한동네 살면서 많이 보셨거든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형편이 넉넉치않은것도 반대의 이유였으나,

남편이 엄청 싹싹하게 굴고, 매일같이 찾아와 사정을 하여 겨우 허락받았습니다.

결혼전 둘이 술을 먹고 제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고백했고, 남편은 별 반응 없었습니다. 아무상관없다. 괜찮다고 했어요.
결혼전 고백을 해야한다고 부모님께서도 이야기하셨기때문에 말하고, 부모님께도 말했다고 하니,
남편이 싫어하지 않더냐고 물으셨고 괜찮다고 했다니,
마음 놓으시고 결혼준비, 진행하였습니다.



결혼후에도 한결같이 친정에 잘하고
싹싹하던 남편이 지난주말 친정에서 왜 제 어릴적 사진은 없냐고 묻기에,
6학년때 입양되어 없다고 하니
표정이 굳으며 무슨말이냐고 합니다.
결혼전 이야기하지 않았나고 하니.
전혀 기억에 없답니다.

그때 많이 취한것 같진 않았는데...

그 후로 매일밤 술을 먹고 친정에 찾아가
친딸도 아니면서 왜그렇게 결혼반대했냐고 행패를부립니다.

저는 쳐다보지도않고요...


부모님 마음의 상처가 크신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남편도요...

이문제를 어찌하면 좋을지 현명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혼생각중입니다. 어떻게해야 서로 상처 덜 받고 끝날지가 더 큰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