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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주의보

날 괴롭히던 일진이 뇌사상태인데 결혼식에 온다는데 어떡하죠



제목그대로에요... 생사를 헤매고 있는 

중학교 동창을 상대로 이렇게 글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문제가 생겨서 익명으로 조언을 받고자합니다 


저는 24살여자구요 대학졸업하고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입니다 어린나이지만 저의 아픔을 이해해준 남자친구덕분에 일찍 결혼을 합니다 2월달이 결혼식인데... 

절 괴롭히던 중학교 동창인 남자애가.. 음주운전으로 크게
사고가 났고 뇌사상태에 빠져서 사망선고를 받은 상태입니다 
장기는
기증하기로 했다는 소리까지 듣고 참 미웠던 친구였는데 
용서는
아니더라도 좋은곳으로 가길 바랬습니다.. 

중학교때 유독 저만 괴롭혔고 몸이 안좋았던 저는 
제대로 반응도 못하고 당했습니다.. 

그 친구가 이끄는 무리에 남자애들한테 매일
성희롱을
당했고 돌아가면서 사귀자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학원 마치고 집에가던 저를 끌고가서 
망한 놀이터? 라고 해야하나요 인적이 없는 놀이터에
데리고 가더니 흔히말하는 논다는 선배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더라구요 중학생이... 
그리곤 그선배 앞에서 데리고 노는 여자애라고 소개시키고 
뽀뽀하라고 강요했습니다 

겨우 도망쳐나오고 어머니께 이때까지 있던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는 우릴 버리고 도망간 상태고 학교에선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아서 어머니랑 제가 그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의
어머니가 절 보고 남자를 꼬시게 생겼다면서 애가 보통이
아니라고 우리아들이 그럴리가 없고 그쪽 딸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악담을 했습니다.. 그친구 아버지도요.. 

결국 신고도
제대로 못하고 도망치듯이 전학갔구요 
죄없는 어머니.. 못난딸때문에 밤마다 우셨습니다... 




학교는 옆동네 여중으로 갔어도 동네가 좁다보니 
자주 마주쳤습니다 그 부모님도요.. 

특히 그어머니 저를 이상한눈빛으로 아래위로 훑고
그러셨구요.. 죄도 없는데 고개숙이고 다녔습니다.. 

그 친구 항상 무리지어 다녔는데 
절 볼때마다 달려와서 도망치니까 좋냐고 
비아냥 거렸습니다 

옆에 친구들이 얘 니때문에 전학까지 갔는데 
그만하라고 했는데도 자꾸 도망갔다고 
비겁하다고 볼때마다 그랬습니다.. 

제대로 신고 못한
저도 바보같고 잘못이죠.. 

그일 이후로 저는 주변에 친구도 많고 
겉으론 활발한 성격으로 변해갔지만 


다큰 지금에도 악몽을 꿀정도로 치료되지 않은 
상처입니다... 

그래도 그 친구 그렇게 됐다고
페이스북에서도 기도해달라고 그친구들이 
저를 태그해도 기분 나쁘기보다 

안쓰러운마음이 컸습니다... 

아무리 미운 사람이고 여전히 가슴속에 박혀서 
저를 괴롭게 하지만 

사람이 죽었는데 웃으면서 통쾌해할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냥 거기서 잊어갔으면 좋았는데 
어제 그친구의
부모님이 전화오셨습니다 

ㅇㅇ아 우리아들 다친거 알지 

네 저도 안타깝네요.. 아주머니도 몸건강 챙기세요 

ㅇㅇ아 결혼한다고 들었다 

아..네 2월달에 결혼해요.. 


그땐 미안했다 나는 널 미워한적 없다 

하시는겁니다 

그래서 저는 아주머니 아주 많이 미워했습니다 
아주머니가 뭐때문에 절 미워하셨는진 모르지만 
저도 이제 다 잊겠습니다 
(솔직히 아들 잃은
어머니한테
이렇게 얘기하긴 싫었지만 갑자기 얘길 꺼내시니) 

그러자 우리아들이 너 많이 좋아했던건 알고 있니 

하십니다... 솔직히 화가 엄청 많이 나더군요.. 
대답이 없자 

우리아들이
너 그렇게
괴롭힌거 다 좋아해서 그런거고 
내가 애들아빠랑 사이가 안좋아서 
애가 좋은환경에서 크지못해서 애가 삐뚫어졌고 
좋아하는 마음을 너에게 나쁘게 표현한거 같다 

사고나기 며칠전에도 니얘길 하며 
너 결혼한다고 몰래 보고올까 엄마

했답니다.. 그래서 2월 제 결혼식에 
아들 영정사진을
가지고 참석하시겠답니다...

당장 대답하기 힘들겠지만 
아줌마 마음을 이해해주면 좋겠다 하십니다.. 

죄송하지만 그건 어려울거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 바빠서 끊어야될거같다고 다시 얘기하자고 
먼저 끊으셨습니다.. 

이걸 어찌해야하나요... 
일단 좋아한다는거부터가 말이
안됩니다.. 

저를 여럿이서 때리고 성희롱하던것들.. 
그게 좋아서 한거라니요... 

그 친구에대해 더이상 미움을
갖기 싫은데 자꾸 울컥하고 나쁜마음이 나옵니다....

행복한 결혼식을 꿈꾸고 있었는데 
갑자기 망치로 한대 맞은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