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쉴 때 가끔씩 판에 들어오는 20대 중후반 여자입니다
판을 보면서 고구마 같은 글을 많이 봤었는데 고구마
먹다 체하실것 같은 분께 제가 조금이나마 사이다를 드릴 수 있을까해서 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결혼 못하겠다고 했고,
남자친구는 미안하다고 싹싹 빌지만 결혼할 마음이 싹 사라졌네요
편하게 음슴체 쓸께요. 글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 같습니다.(스크롤 주의)
나는 27세 여자고 위로 오빠하나 아래로 남동생 하나가 있음
일단 집안 환경은
지방에서 태어났고, 부자는 아니지만 대학시절까지 학비걱정, 용돈걱정 한번 안해보며 살았음
아빠는 30년정도 한 회사에서 일하시다 얼마전에 퇴직하셨고 엄마는 가정주부이심
오빠와 남동생은 둘다 공무원이고 나는 졸업후 이름 들으면
알 만한 회사에 취업해서 또래 여자인 친구들에 비해서는 괜찮은 월급을 받으면서 회사를 다님
아빠 엄마는 노후 준비를 해놓으셨음. 그렇다고 부모님이 금수저였던거는 아님.
아빠는 30년간 주말을 제외하고 휴가를 가져본적이 없음.
남들 다가는 여름휴가 한번 안가보셨고, 외국? 한번도 나가본적 없음. 정말 악착같이 모으고 모으신거고
현재 상가4개와 아파트 32평을 월세를 주셨고 ( 이게 부모님 노후)
58평 아파트엔 우리 가족이 살음 (남동생과 나는 자취하고 오빠랑 셋이서 살고있음)
나는 어렸을적부터 부모님이 세남매 힘들게 키우신걸 알기에 내 결혼때는 단 한푼의 지원도 받기 싫음.
물론 우리 오빠랑 남동생도 비슷한 생각이고, 나중에 그 생각이 바뀐다면 나는 방해할꺼임.
그돈으로 엄마 평생 소원인 유럽 여행도 가고, 일안하고 행복하게 두분이서 지냈으면 좋겠기 때문임
그렇지만 아빠는 우리에게 약간의 지원을 해주실 계획이고, 후에 원한다면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도 아이를 돌봐줄 의향이 있으시다고 하심(무보수로)
이정도까지가 현재 우리 집 이야기임.
다음은 남자친구 이야기임.
남자친구네는 남자친구와 여동생이 있음.
부모님은 아버지는 공무원이시고 어머니는 주부이심.
노후준비는 크게 안해놓으셨음.
남자친구는 취업한상태로 연봉은 나보다 조금 적고, 여동생은 아직 대학생임
나와 남자친구는 집안의 도움없이 우리끼리 모은돈으로 결혼하기로 이야기를 했었음
내가 모은돈은5천, 남자친구가 모은돈은 2천임
여기에 대출끼고 모든 다 간소하게 해서 할 생각이었고
남자친구도 동의하였으며, 오히려 알뜰하다고 좋아했음
어제 얘네 부모님을 뵙고왔음
집으로 갔는데 어머님께서 당신이 음식을 못하니
밖에나가서 밥을 먹자하였고 그렇게 외식을함.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어머님께서 연봉과 모아놓은돈, 아빠직업등등을 물어봄
아빠가 퇴직후 집에서 쉬신다고 했더니 표정이 급격히 안좋아지더니 노후에 대해 물음
내가 노후준비는 다 해놓으셨다고 했더니 옆에서 남친이 날 도우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부모님이 가진 재산에 대해 이야기함.
뭔얘기하다가 이전에 이얘기를 간략하게 남친과 했었는데 과거의 나의 입을 찢고싶음
여튼 남친의 말을 들은 어머님은 나에게
"형제는 공무원이니까 됐고, 그럼 부모님이 널 더 챙기면 되겠네"
라고 하심
정확히 한글자도 안틀리고 저렇게 말하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부터 기분이 매우 뭐같앗음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는 이야기함. 부모님께 받을 생각 없다고 ㅋㅋ
그랬더니 나한테 너네끼리 시작하면 힘들다, 00(남자친구)이
회사 근처가 집값이 더 싸니 그쪽의 집을 하는게 좋겠다. 한복은 어떤게 좋겠다 이야기를 하심 ㅋㅋㅋ
참고로 남친 회사 근처에서 우리회사까지 차타고 1시간은 족히 걸림ㅋㅋㅋ
나는 "어머님, 저도 집에서 도움 안받을거라 따로 집같은거 안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돈으로 어머님 아버님 맛있는거 드시고, 00(남친동생)결혼할때 보태셨으면 해요."라 말함
그랬더니 어머님 왈
"우리집은 너네집하고 달라서 해줄 형편이 안돼. **(남친)이 있으면 됐지. 그
런데 요즘 가방이~~~"라며 가방 명품 브랜드를 이야기하심ㅋㅋㅋㅋㅋㅋㅋㅋ
이얘기를 듣고 남친과 아버님이 어머님께 뭐라고 하셨고,
어머님은 자기가 못할말 했냐며 우리 큰아들 보내는데 저정도는 해야하는거 아니냐며,
그깟 집하고 한복하고 가방 얼마나 한다고라는 우리집 개도 말하지 않을 똥같은 소리를 하심ㅋㅋㅋㅋㅋㅋ
남친은 옆에서 헛소리 하지 말라고 이러다 엄마아들 장가 못간다고 소리질렀고 어머니는 똑같은 소리 반복하심 ^^
그냥 한마디로 개판됨ㅋㅋㅋㅋㅋㅋㅋ
여기까진 꾹 참았음. 아버님도 말려주시고 남친도 말리고 그래서 참았는데
한마디를 더날리심
"넌 너네부모님이 그렇게 째째하게 살라고 가르치던? 너네 부모님이 왜 그렇게 돈이 많은지 알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 몇년간 개 병/신 같은 소리를 다 들었어도 저정도는 아니었을꺼임
어른들한테 잘해야한다고 20년 넘게 배웠는데 내눈에 저런건 어른으로 보이지도 않음 ^^
개한테는 개소리로 이야기 해줘야 해야하지 않겠음?
"어머니는 누구한테 그렇게 거지근성을 배우셨어요ㅎㅎ
부모님 도움 안받아도 오빠 해오는거 2배이상 해가는 거구요.
월급도 복지도 하물며 제가 더 좋은데 말씀안하시면 어련히 해가고
어련히 어머님 아버님께 효도했을텐데. 저 부모님께 어디가서
기죽으라고 배우지도 않았구요 저희 부모님 욕하시는분하고 몇십년 볼 자신 없습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라고 하고 나옴ㅋㅋㅋ
나오면서 잡는 남자친구한테 한번만 더잡으면 가만안둔다고 하고 옴 ^^
어제 저러고 와선 펑펑울었고, 부모님은 어른들 잘 뵙냐고
물어보는데 미안해서 말도 못하고 피곤하다고 끊었음
어제밤에 남친과 아버님 심지어 자리에 없던 남친의 여동생한테까지
미안하다고 연락이 왔고, 남친 여동생은 자기가 엄마가 그러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저게 될까싶음
그러면서도 약간은 흔들렸음. 어머님을 안보고 살며 되지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음
근데 우리 조상님이 날 구하나봄ㅋㅋㅋㅋ
어머님한테 전화가옴
2번 안받고 3번째에 받았는데 받자마자 썅욕과 함께
우리 아들한테 뭐라했길래 생전 속한번 안썩이는 아들이 이러냐 부터
여자하나 잘못들이면 집안이 망한다까지 골고루 들음 ㅋㅋㅋ
걍 암말도 안하고 전화 끊었음
그리곤 생각함
내가 잠시 미쳤었구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구나
ㅎㅎㅎㅎ결론은 난 이 결혼 안할꺼임
가끔 판보면 답답한 언니 동생들이 많음.
뻔히 보이는 단물빨아먹는 친구랑 절교하지 못하는 사람, 시어미때문에 힘든 사람 등등등
그런분께 당신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자식들이고,
당신들을 애지중지키운 부모님을 한번만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음
당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은 당신이 그렇게 힘든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고싶음!
이야기는 여기서 끝임! 별거 안쓴거 같은데 1시간 가까이 걸린듯
나는 이제 노트북을 덮고 내 휴가를 즐길거임! 부모님하고 맛있는거나 먹어야겠음 ^^
어떻게 끝내야하지
다들 행복하세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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